해양 가치창출 활동을 담보하는 해양안전문화 창조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대학장 이은방 교수
오랜 우리 역사 속에서 바다는 위험한 곳으로 도외시되거나 장애물로 생각되어 오면서 부정적인 면이 더 많이 각인되어 온 경향이 있으나, 해양의 다양한 가치들의 소중함이 공유되면서 해양이용과 해양활동에 대한 관심은 날로 증가되고 있다. 특히 해양은 수산, 광물, 에너지 등 자원의 공급처일 뿐만 아니라 관광, 레저, 수송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종합적인 가치 창조 공간이다.
해양활동은 육상과는 달리 바람, 파도, 해류 등의 자연환경적인 위험요소가 상존할 뿐 아니라 육지와 격리되어 있어 사고 발생 시 대응이 용이하지 못하다. 일단 해양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재해를 저감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어 인명, 재산, 환경에 막대한 피해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위험도가 높은 해양활동의 안전도를 높이고 해양에서 가치 창출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해양안전 책임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선제적인 예방활동으로 사고발생 그 자체를 막아야 한다. 해양활동의 특성상 자기 주도적이고 자율적인 예방활동이 전제되지 않으면 사고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형식적이고 절차적이며 억지로 참여하는 예방활동은 필요 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최적의 위험지성이 발현되지 못하게 한다. 모든 국민이 해양에 대한 상식과 이해의 폭을 넓히고 해양에 대한 관심을 제고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제공해야 한다.
해양안전은 국가나 정부기관이 무상으로 제공해 주는 공짜 공공 서비스가 아니며, 기업 등 이익집단에게 탐욕의 대상은 더더욱 아니다. 해양안전 확보는 해양의 가치를 모든 국민이 함께 공유하기 위한 효율적인 투자이며 해양에서 활동하는 관련자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책임이다. 탐욕 때문에 이루어지는 바다에서의 비정상적인 근무시간과 비용의 절감 형태는 사업주, 선원 그리고 해양에게 몇 갑절의 피해를 야기하며 해양활동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바다가 주는 혜택을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해서는 안전 제일주의에 입각한 의사결정과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해양안전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일회성 이벤트나 단기적인 해양 정책으로 해양안전문화 구축을 꿈꾸어서는 안 된다. 육상 산업현장에서 「녹십자」로 상징되는 안전제일 문화가 정착되기까지 우리들의 노력과 인내 그리고 희생을 기억했으면 한다. 국민 모두의 노력과 바램으로 안전제일로 상징되는 해양안전문화가 「청십자」 심벌로 휘날리는 모습을 그려본다. 해양사고로 인한 가슴 아픔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슬프고 아픈 값진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해양에서 다양한 가치창출활동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진정한 해양안전문화가 정착되어 가야한다. 해양사고 없는 깨끗하고 희망이 가득한 소중한 해양을 가꾸는 아름다운 일에 경험과 지혜를 모으자.